여행을 다녀왔다. (싱가폴-3)

짐 정리를 하느라 몇 번을 더 부시럭거린 후 침대로 들어갔다.
침대는 꽤 아늑했다. 방도 깨끗한 것 같아 마음이 놓인다.
싱가폴에서의 첫 밤이 그렇게 지나갔다.

새벽 5시 쯤 잠깐 깬 거 외에는 푹 잤다. 같이 방을 쓰는 사람들도 매너 있는 편이다.
가격도 싼 데 무척이나 흡족했다.

아침이 되어 샤워를 하고 방에 들어오니 어제 그 한국인 같은 여자가 눈인사를 한다.
눈인사를 하는 걸 보니 한국인이 아니구나. 그러고 보니 눈빛이 꽤 다정하다. 어젯밤과는 다르게 나도 따뜻하게 눈인사를 나누었다.

짐정리를 하고 조식을 먹으러 간다. 아고다 후기에 조식이 괜찮다는 말이 많아서 기대 만발이다. 가격대비 괜찮은 퀄리티다. 이만하면 됐다. 
토스트를 먹으려고 앞 사람 옆에서 쭈뼛거리고 있으니 앞 사람인 외국인 여자가 쿨하게 토스트 있는 쪽을 알려준다. 그녀의 쿨한 애티튜드가 부러웠다. 여행오길 정말 잘했어. 외국인들하고 조식도 먹고 말이야.

체크아웃을 하고 짐을 맡긴다. 아고다 후기 때 눈치를 챘어야 하는데 여기는 한국인들이 정말 많이 오는 숙소다. 내 뒤에 있던 사람도 한국인이었고 한국인 직원도 있었다.

계획한 대로 하지 레인, 아랍 스트리트 등을 구경하기 전에...
숙소 앞 거리가 너무 근사하다. 하늘은 파랗고 나무는 초록초록하고 거리는 깨끗하다. 조식 먹을 때부터 이 거리를 보고 설렜다. 
무작정 거리를 걸었다. 마음 가는 대로 걷고 사진을 찍었다. 
더 이상 인도가 없을 때까지 걸었다. 덥긴 더웠다.


크으. 잘 뻗은 도로. 채도가 선명한 느낌. 


큰 아름드리 나무가 마치 가로수처럼 도로 옆에 있다. 


안녕하세요 싱가폴 여러분. 처음 뵙겠습니다.


이제는 하지 레인으로 갔다. 기대를 많이 했는데 순 사진빨이었다. 그나마도 아침이라 대부분 가게가 열지 않았다. 그럼 바로 옆의 아랍 스트리트로 간다. 가까워서 참 다행이다. 
아랍 스트리트도 생각보다 별로였다. 모스크를 배경으로 셀카를 찍으려 하다가 혼자여서 왠지 처량해보일 거 같아서 관두었다. 

배가 고파서 점심을 먹으러 zam zam에 갔다. 종업원들은 굉장히 바빠 보였다. 주문을 받으러 오지 않길래 내가 가서 무르타박을 주문했다. 이게 맛있다고 해서 주문했는데 내 입맛에는 맞지 않았다. 한국분들, 이게 정말 맛있던가요? 

손님은 엄청 많았고 종업원들은 엄청 정신없어 보였다. 내가 21살 무렵 일본 돈까스 식당에서 정신없이 일하고 있을 때의 표정과 꼭 같은 표정으로 전 종업원들이 일하고 있어서 신기했다. 인종을 초월한 만국 공통의 정서라는 것이 있는 것 같다.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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